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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전쟁'까지 한 달… 유럽, 일단 '협상 의지'

입력
2025.02.12 15:21
수정
2025.02.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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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강 관세' 발표 이튿날 美·EU 회동
EU 집행위원장 "지속적인 협력 기대"
'단호한 대응' 예고 속 협상 시도 가능성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갖고 있다. 파리=AP 뉴시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갖고 있다. 파리=AP 뉴시스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25%의 추가 관세를 예외 없이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향해 유럽연합(EU)이 '협상하자'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따른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새 관세 적용 시점(3월 12일)까지 남은 한 달 동안 미국의 정책 철회 또는 완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정상회의'를 계기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및 당신(밴스 부통령)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25% 일률 관세 부과'를 담은 포고문에 서명한 다음 날 이뤄진 회동과 관련, '협력'을 언급한 것은 관세 정책 관련 협상 시도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별도의 성명에선 '강력 대응' 문구가 담겼지만, 동시에 신중함도 감지됐다. 밴스 부통령과의 만남 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명의로 발표된 성명에는 유감 표명과 함께 "EU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 관세는 확고하고 비례적인 EU의 대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어떤 방식의 대응일지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밴스 부통령도 표면적으로는 'EU와의 협력에 열려 있다'는 태도를 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을 매우 신경 쓰고 있으며, 미국은 유럽과 함께 많은 경제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다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국·EU 간 고위급 회동이라는 점을 감안한 유화적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무역 측면에서 미국이 EU로부터 상당한 손해를 본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 인식인 만큼, 미국이 대(對)유럽 관세 전쟁을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때마침 블룸버그통신은 12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후보자가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EU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규제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EU 회원국들의 불안과 우려는 증폭되는 모습이다. EU 상반기 순회의장국인 폴란드는 미국의 고율 관세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해 12일 긴급 무역 장관 영상 회의를 소집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EU 회원국들이 단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EU 내에서 커지고 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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