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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조정 전문가' 육성이 절실한 이유

입력
2025.02.20 04:30
25면

최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발생한 소요사태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줬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격분한 시위대가 법치 최후의 보루인 법원을 습격해 기물을 파손하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도 공격했다. 상대방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마저 넘어버린 것이다.

서부지법 소요사태는 꽤나 극단적 형태를 통해 갈등이 나타난 것으로 갈등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야, 노사, 성별, 세대 등 갈등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우리는 분명 '갈등의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갈등을 마냥 부정적으로 인식해선 곤란하다. 학문적으로 정의한다면, 갈등은 '개인 또는 여러 집단 사이에서 다른 의견, 행동, 신념, 정서, 목표로 인해 서로 충돌하여 서로의 이익에 상충하는 방향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쉽게 말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마찰적인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갈등 국면에서 해결책을 성공적으로 도출해낼 경우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등 순기능 또한 분명 존재한다.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 형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자연스레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갈등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 또한 옳은 방향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그 기간이 장기화할뿐더러 극단적 형태로 발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이를 수습하고 중재하는 데 사회적 비용이 과도하게 투입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갈등으로 인해 득보다 실이 많이 발생하는 것인데, 이 같은 갈등은 우리 사회의 발전과 역량 발휘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능력이 바로 '갈등조정 능력'일 것이다. 서로의 이익이 상충하는 상황 속 갈등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능력은 현재 우리 사회에 필요한 중추적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도 이와 같은 능력을 가진 인재를 앞으로 더욱 찾게 될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대학 등 교육기관에서도 '갈등조정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을 신설해 운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갈등이 극단적 형태로 나타남에도 관리하지 못하는 것은 갈등조정 전문가 인력 부족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부디 많은 갈등조정 전문가가 배출돼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성공적으로 조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가 발전할 수 있길 바라본다.


정승문 보건복지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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