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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후판에 38% 관세...K철강 살리기 특단 조치 꺼낸 정부

입력
2025.02.21 09:10
수정
2025.02.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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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 제품에 28∼38% 반덤핑 관세
중국 저가 물량 공세 위협 커진 탓
트럼프발 무역 전쟁 대비 "엄정 조사"

선박 주재료인 후판은 두께 6㎜ 이상 강판을 일컫는다. 현대제철 홈페이지 캡처

선박 주재료인 후판은 두께 6㎜ 이상 강판을 일컫는다. 현대제철 홈페이지 캡처

우리 정부가 중국산 후판에 최대 38%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값싼 중국산(産) 물량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철강 업체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무역 장벽을 높이는 칼을 빼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20일 중국산 열간압연 후판에 기업별로 27.91~38.02%의 잠정 덤핑방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잠정 관세는 기획재정부 검토를 거쳐 한 달 안에 확정해 중국산에 즉각 부과하게 된다. 정부는 "덤핑 사실과 덤핑 수입으로 인한 국내 산업의 실질적 피해를 추정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본 조사 기간 중 발생 가능한 피해를 막기 위해 잠정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이 같은 고강도 조치를 꺼낸 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후판이 국내 철강업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발 저가 공습에 국가 기간 산업인 철강산업이 위협받는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여긴 결과란 뜻이다. 현재 중국산 열간압연 후판은 무관세로 국내에 들어온다.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뜻하는 후판은 선박이나 교량 등 건설 자재로 주로 쓰인다. 기초 소재에 가까워 쓰임이 다양하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같은 국내 주요 철강사가 후판을 생산한다. 이번 조치도 현대제철이 2024년 7월 중국산 후판을 대상으로 제기한 반덤핑 조사 요청이 계기가 됐다. 철강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중국 경기가 꺾이자 중국 철강 업체들이 가격을 대폭 낮춘 물량을 전 세계에 밀어내고 있다고 본다. 중국산 후판은 국산에 비해 20∼40% 안팎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과 동시에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무역 장벽을 높이는 모양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선언하면서 수출길이 좁아진 중국이 저가 물량을 한국으로 더 쏟아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역위원회는 "불공정한 무역행위에 대해 엄정한 조사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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