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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더니]'차박'에 더할 나위 없다...큰 덩치가 뽐내는 가뿐한 승차감까지

입력
2025.03.11 06: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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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대형 SUV 아이오닉9 시승기]
3130mm 휠베이스가 만든 넓은 실내
'뒤태' 디자인 등 호불호 갈리는 목소리
소음 잡고 안전 장치 기본 사양에 탑재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 현대차 제공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 현대차 제공


600만 캠핑 인구가 반길 만한 차다. 차박(차에서 캠핑)이면 더할 나위 없겠다.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의 진가는 실내에서 드러난다. 3,100mm가 넘는 축간거리(휠베이스)가 만들어낸 널찍한 2·3열 공간에서 한 번, 확 트인 파노라마 선루프가 완성시킨 개방성에 두 번 반하게 될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넉넉한 적재 공간은 덤이다. 그야말로 '여행을 부르는 차'를 타고 2월 11일 서울 광진구에서 경기 양평군까지 왕복 약 100㎞를 달려봤다.


널찍한 실내 공간의 매력

아이오닉9 실내. 동급 최대 휠베이스(3,130mm)로 널찍한 공간을 자랑한다.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9 실내. 동급 최대 휠베이스(3,130mm)로 널찍한 공간을 자랑한다.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9 실내 공간 이미지. 차박을 꿈꾼다면 넓은 실내 공간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현대차 홈페이지 제공

아이오닉9 실내 공간 이미지. 차박을 꿈꾼다면 넓은 실내 공간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현대차 홈페이지 제공


아이오닉9은 현대차의 첫 전동화 플래그십 모델이다. 웅장하고 다부진 체구가 시선을 끈다. 전장 5,060mm, 전폭은 1,980mm에 달한다. 앞서 나온 디 올 뉴 팰리세이드와 같은 사이즈다. 하지만 휠베이스가 3,130mm로 팰리세이드(2,970mm)나 기아 EV9(3,100mm)보다 길다. 실내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는 데 유난히 공을 들였다는 뜻이다. 파노라마 선루프 덕에 개방감도 탁월하다. 넓은데 더 넓어 보인다.

3열도 크게 좁지 않다. 건장한 체구의 성인 남성이 타도 2열 좌석 사이 공간이 제법 나온다. 시트까지 뒤로 젖히면 장거리 여행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2·3열을 완전히 접을 경우 최대 2,462리터(L)까지 넉넉해진다. 성인 두 명 정도는 누워도 무리가 없는 크기다. 가족과 캠핑을 갔다면 얇은 매트나 이불 등을 깔고 아이들과 앉아 게임하기 딱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3열 시트만 접어도 골프백과 대형 가방을 각각 4개씩 실을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호불호 갈리는 디자인

아이오닉9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행사장에 세워져 있다. 뒷모습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특히 갈린다. 뉴스

아이오닉9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행사장에 세워져 있다. 뒷모습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특히 갈린다. 뉴스


아이오닉9 앞 디자인. 뉴스1

아이오닉9 앞 디자인. 뉴스1


외관 디자인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요새 소비자들한테 '차는 곧 디자인'이다. 안 예쁘면 안 산다. 아이오닉9의 실물을 처음 보면 "사진보다 예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확실히 화면보다 실물이 낫다. 다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만한 디자인 요소들이 적지 않다. 전면 및 후면부 램프에 아이오닉의 핵심 디자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한글 미음(ㅁ) 모양의 '파라메트릭 픽셀'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시선을 끌지만, 취향에 따라 '지나친' 디자인이라 여길 수도 있겠다. 매끈한 곡선의 루프(지붕) 라인이 눈에 띄지만 뚝 잘린 듯한 뒤태가 특히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디자인 곳곳에 묻어있다.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기 위한 둥근 실루엣과 세계 최초로 전면 범퍼 하단에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공기 덮개)'을 담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공기저항계수를 0.259까지 낮췄다. 공기 저항이 줄면 주행 안정성은 물론 소음 등이 줄어 업체들은 이 숫자를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 최상의 공력 계수를 위해 현대차 최초로 차량 지붕에 있던 안테나까지 숨겼다.


한 번 충전에 532㎞ 달린다

아이오닉9. 익스클루시브 트림의 경우 보조금 적용 시 6,000만 원대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9. 익스클루시브 트림의 경우 보조금 적용 시 6,000만 원대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제공


주행감은 흠잡을 데가 없다. 큰 덩치에도 차분하고 가뿐하게 자기 몫을 해내는 운동선수 같은 느낌. 넘치는 힘을 효율적으로 쓰기 때문일 것이다. 가속감, 핸들링도 훌륭하다. 뒷좌석도 아늑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어 장거리 여행에 안성맞춤이다. 110.3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집어넣어 현대차 전기차 모델 중 가장 긴 532㎞(이륜구동, 19인치 휠 기준)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자랑한다. 350킬로와트(kW)급 충전기로 24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됐다.

가장 인상적인 건 차가 조용하다. 현대차도 "높은 실내 정숙성"을 특히 강조한다. 두 겹의 유리 사이에 소음을 흡수하는 전용 차음 필름을 삽입한 이중접합 차음 유리가 1·2열 창문 등에 적용된 덕분이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진동 경고 스티어링 휠 같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대거 기본 사양으로 들어있다.

가격은 7인승 6,715만~7,792만 원, 6인승은 6,903만~7,941만 원(세제 혜택 적용 가격)이다. 가장 기본인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국비 및 지방비 보조금을 적용하면 6,000만 원 초중반에도 살 수 있다. 동급 차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평가가 많다. 현대차는 올해 6,500대를 판매 목표로 정했다.

양평=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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