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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부활 꿈, 트럼프 관세 폭탄에 물거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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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팔이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이 반도체 강국 부활을 꿈꾸며 설립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2027년 반도체 양산을 앞두고 '미국발(發) 관세 장벽'에 부딪히면서 일본 산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고율 관세 대상으로 철강, 자동차, 의약품 등과 함께 반도체를 지목했는데, 현재로선 일본도 관세 부과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라피더스의 반도체 양산·수출 계획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라피더스가 미국 국방부 등 정부 기관과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등에 최첨단 반도체를 판매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라피더스가 미국을 주요 수출국으로 잡았기에 일본 업체의 경쟁력은 흔들리고, 양산 계획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라피더스는 반도체 국산화를 목표로 2022년 설립됐다. 도요타와 소니, 소프트뱅크, NTT 등 일본 대표 대기업 8곳이 참여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설립을 주도했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사실상 국영 기업에 가깝다.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지토세시에 공장을 지어 올해 안에 최첨단 2나노(㎚·10억 분의 1m) 제품을 시험 생산하고 2027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라피더스가 2나노 제품 양산에 성공하면 삼성전자, 대만 TSMC 등 업계 선두주자들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져 일본 반도체 업계가 재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 역사의 달'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라피더스의 야심 찬 계획은 첫발을 떼기도 전에 초대형 악재를 만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 25% 이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는 미국과 일본 사이에 거래되는 반도체에는 관세가 붙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계획이 현실화하면 라피더스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일본 정부는 관세 폭탄으로부터 라피더스를 보호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장관은 다음 달 미국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인데, 양국 경제 사령탑 간 회동에서 반도체 관세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는 "라피더스가 미국 업체 IBM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를 제조한다는 점을 강조해 관세 부과 제외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본 재무성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반도체 수출액 중 대미 수출 비중은 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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