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2억원 내면 미국 영주권 줄 것"… 투자이민은 폐지

"2주 후부터 500만 달러 골드카드 판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5일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기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500만 달러(약 72억 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그린카드(Green Card·영주권을 가리키는 말)가 있는데 이것은 골드카드"라면서 "우리는 이 카드에 약 500만 달러의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약 2주 후부터 골드카드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의 신흥 재벌들도 골드카드를 구매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자들이 이 카드를 사서 미국으로 올 것"이라며 "그들은 성공할 것이고 많은 세금을 납부하고 많은 사람을 고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부자들이나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미국에 장기 체류할 수 있도록 (골드카드에) 돈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서명행사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미국의 투자이민 비자(EB-5) 프로그램을 종료할 방침을 밝히며 "EB-5 프로그램을 골드카드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드카드 운영과 관련, "신원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우리는 (골드카드를 사는) 사람들이 훌륭한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시민임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B-5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국의 법인에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역에 따라 EB-5에 필요한 투자 금액이 90만 달러(약 13억 원)에서 최대 180만 달러(약 25억8,000만 원)라고 보도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