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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동물을 먹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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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한국채식연합 등 사회단체 회원들이 지구를 파괴하는 육식을 중단하고 '비건(Vegan)' 채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코리아타임스 심현철 기자
일반인 남녀가 솔로 탈출을 시도하는 TV 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의 채식주의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채식주의 때문에 연애하기 힘들다는 걸 보면서 나의 채식주의를 돌아보게 되었다.
1999년 서울대 첫 교양수업에서 교수님이 질문하셨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뭔가?" "인간은 두 다리로 걷습니다"라고 답하면 "닭도 두 다리로 걸으니 인간인가?"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생각하는 동물이다"라고 답하면 "제인 구달에 따르면 침팬지도 생각을 하고 거울을 보며 자신을 인식한다"라고 하시며 '생각하는 능력' 자체가 인간 고유 능력은 아니라고 반론하셨다. 결국 난 교수님을 이기지 못했다.
2000년, 또 다른 수업에서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을 읽고 인간이 동물을 먹어도 되고, 인간을 먹어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라"라는 과제가 떨어졌다. 논리적으로 답하려면 인간과 동물의 본질적 차이를 설명해야만 했다. 이번에도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라고 답하니 "뇌사자는 대뇌 활동이 불가능하니 먹어도 되나?"라는 반론이 제기되었다. 또다시 난 교수님을 이기지 못했고 인간이 동물을 먹어도 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수십 년 흘러 내가 교수님 나이가 되었는데도, 나는 아직 답을 모른다. 동물에 대해 알면 알수록 본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은 것만 같다.
동물법 변호사가 되고 나니 더 채식주의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개,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의 복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지만 실은 동물 중 대다수는 소, 돼지, 닭 같은 농장동물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학대가 아무리 많더라도 농장동물에 대한 학대만은 못하다. 푸아그라 사례를 들 것도 없이 부드러운 송아지 고기를 위해 태어날 때부터 철분을 극도로 제한한 사료를 먹이고 움직일 수 없는 틀에 가두어 기른다든지 셀 수 없는 학대가 행해지고 있다. 다만 우리 동물보호법은 축산법이 적용되는 농장동물에게 적용되지 않아 이슈가 되지 않을 뿐이다.
그렇다면 동물보호단체는 반려동물보다 채식주의를 최우선적으로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이를 밀고 나가기에는 소고기나 치킨이 너무 맛있다. 그래서 절충점으로(치킨을 금지하자는 극단적 주장을 못 하고) 배터리 케이지 같은 도구를 금지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먼 미래에는 동물이 고통에서 해방되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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