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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커진 장바구니 부담... 소비자물가 두 달 연속 2%대 상승

입력
2025.03.06 17: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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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0%
석유류 영향에 생활물가 2.6% 상승
국제유가, 1년 전보다 낮아졌는데
원·달러 환율은 100원 이상 급등

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경유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경유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연초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2%대 상승했다. 12·3 불법계엄 여파에 미국의 관세정책까지 겹치면서 고환율 상황이 이어진 여파다. 특히 환율 변화에 민감한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6% 넘게 상승했고, 커피 등 가공식품도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3% 가까이 올랐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5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1월 2.2%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2%대 오름세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8% 올랐다.

소비자 체감물가는 상승 폭이 커졌다. 실제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이는 1월 상승률보다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작년 7월(3.0%)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폭이었다. 생활물가 중 식품 품목은 2.6% 올랐고, 식품 이외 품목은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휘발유 등 석유류 물가 상승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6.3% 오르면서, 1월(7.3%)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1,728원을 기록하며 작년 2월(1,615원)보다 113원 높았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물가에는 석유류 영향이 가장 컸다"며 "생활물가는 석유류의 가중치가 큰 탓에 소비자물가보다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고환율이 물가를 밀어올린 결과다. 지난해 2월 1,331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1년이 흐른 지난달 1,447원으로 올랐다. 1년 만에 환율이 100원 넘게 치솟은 것이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는 배럴당 80.9달러에서 77.9달러로 되레 떨어졌다.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은 환율 때문이라는 얘기다.

먹거리 가격도 고환율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이는 작년 1월(3.2%)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배민식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수급안정지원단 과장은 "최근 이상기후를 비롯해 재배면적 감소, 환율 등의 영향으로 코코아, 커피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며 "이들을 원료로 한 가공제품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향후 물가 흐름도 불안하다. 미국의 신관세정책에 따른 통상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내수 또한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물가 전망경로상에는 지정학적 정세, 주요국 통상갈등, 환율 움직임, 내수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에 방점을 맞췄다. 임혜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주요 식품·사료원료 등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농수산물 비축·방출 및 할인지원 등을 통해 먹거리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며 "주요 품목별 물가동향을 지속 점검하고, 가격불안 품목에 대해서는 신속한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진구 기자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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