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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함께 커피를 마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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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동네에는 까칠한 사장님이 운영하는 작은 바가 있다. 단골집인 그곳에서는 알코올을 즐길 때 함께 하는 체이서(chaser)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아마도 주인장의 취향이 전염되어 단골들에게는 당연한 습관이 된 듯하다. 다만 커피의 모든 순간에 진심인 나로서는 뭔가 한마디 거들고 싶은 내면의 목소리를 참느라 힘겹기도 하다. 섣불리 입을 뗐다가는 그들의 즐거운 시간에 '잔소리'를 시전하는 꼴이 되고 말 테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알코올이 우리 몸을 지배하는 시간에 작용하는 커피 카페인에 관한 것이다. 카페인 측면에서만 보자면 커피는 마실수록 우리를 각성시키는, 즉 피곤한 뇌에게 '너는 피곤하지 않아'라고 응원해주는 마성의 음료다. 바꿔 말하면 알코올이 우리 몸에 많이 들어가도 '너는 아직 취하지 않았어'라고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주량까지 혼돈케 해서 과음으로 이끌고, 이뇨작용과 혈압상승까지 야기할 수 있으니 사소한 문제는 아니다.
그 때문일까. 커피를 체이서로 하는 것에 극도의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도 가끔 만난다. 하지만 카페인 소화 능력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또 주종에 따라 체이서를 커피로 했을 때 향미의 시너지가 배가 되는 일도 적잖다.
'커피 세계사'(황소자리/탄베유키히로)에는 18세기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가 커피 유해론을 입증하기 위해 감행한 생체실험이 소개된다. 커피 유해론을 열렬히 지지했던 그가 커피 금지령을 내렸는데도 마시는 사람이 줄지 않자, 그는 황당한 실험을 떠올린다. 살인죄로 사형수가 된 쌍둥이 중 한쪽에게는 커피를, 다른 쪽에게는 홍차를 매일 다량으로 마시게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커피를 마신 죄수가 더 빨리 죽으면 커피 유해론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홍보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죄수들보다 왕이 먼저 죽음을 맞이했다. 그들은 장수했으며, 홍차를 마신 쪽이 애석하게도(?) 83세에 먼저 사망했다고 한다.
단적인 에피소드지만, 커피도 술도 여기에 담배까지 더하더라도 우리 몸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어느 한두 가지로 단정되지 않는다. 각자 타고난 체질과 생활 습관에다 평소 섭취하는 음식의 빈도와 양 역시 사람마다 다 다르다. 세로토닌(행복 호르몬)과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은 또 얼마나 지대한가.
그러므로 중요한 건 '적정선'이다. 세상만사 과유불급. 각자 어울리는 주종과 카페인양을 찾아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리며 한잔 쭈욱, 들이켜면 될 일이다. 그게 바로 행복의 지름길이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물은 좀 많이 마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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