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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전투기 오폭 지점서 600m 떨어진 학교… 재발방지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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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틀째인 8일 오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 인근 한 초등학교 앞으로 군 차량이 지나고 있다. 이종구 기자
경기 포천 전투기 오폭 사고 당시 피해 현장 인근 초등학교에도 폭발한 폭탄의 굉음과 함께 강한 진동이 느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상황에 놀란 학교와 학부모들은 아연실색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오폭 사고로 인한 민가 피해는 142가구, 민간인 부상자는 19명으로 늘었다.
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6일 오전 10시 4분쯤 포천 이동면 노곡2리 민가와 군부대 등에 폭탄 8발이 떨어져 민가와 화물차 등이 큰 피해를 볼 당시 600여m 떨어진 노곡초등학교에선 오전 수업이 한창이었다. 학교엔 교직원 22명과 학생 43명이 수업 중이었다.
학교 관계자는 “평소 주변 군 훈련장이 많아 폭탄 터지는 소리가 자주 들렸는데, 그날은 엄청나게 크게 ‘쾅’ 소리가 들려 놀라 밖으로 뛰쳐나갔다”며 “창문이 흔들리는 등 진동도 느껴져 놀란 아이들이 비명을 질렀다”고 전했다. 이어 “좌표 점 하나만 잘못 찍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아찔한 생각에 밤잠도 설쳤다”고 고개를 저었다.
초유의 오폭 사고가 학교 옆에서 일어났다는 소식에 학부모들도 학교에 아이 안전을 문의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 학부모는 “학교 주변 민가에 폭탄이 떨어져 터졌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포천시교육지원청은 이 학교의 시설물 피해조사에 나섰다. 또 불안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이 있는 경우 학교 보건실로 와 상담받도록 학교 측과 함께 안내했다.
사고 이틀째인 8일 오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에 대책마련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종구 기자
조속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송태선 노곡초 운영위원장은 “2008년에도 공군 전투기 한 대가 이 지역 일대에 추락하더니 이번엔 민가에 오폭 피해가 발생했다”며 “학생과 주민 안전을 위해 훈련 전투기 항공로를 변경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2008년 사고는 호국훈련 중이던 전투기 2대가 공중에서 충돌해 이 중 1대가 일동면 사직리 논바닥으로 추락했는데, 다행히 인근 700m 마을을 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도 사고가 난 마을에 대책마련을 호소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호소했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전날 전투기 오폭 사고 피해 지역인 이동면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실질적인 피해 보상과 항구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전날 2차 피해조사가 진행되면서 오폭 사고로 피해를 입은 민가는 종전 58가구에서 142가구로 늘었다. 건물 피해는 전파 1건, 반파 3건, 소파 138건이다. 17명이던 민간인 부상자도 2명 늘어 1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명은 중상, 17명은 경상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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