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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머스크 비판했다고... 美, 남아공 대사 '기피인물'로 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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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술 주미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가 2013년 12월 워싱턴 남아공 대사관 로비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인종차별적"이라며 비난해 온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엔 주미 남아공 대사를 아예 추방했다. 해당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부정적으로 언급했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에브라힘 라술 주미 남아공 대사에 대해 "그는 더 이상 우리의 위대한 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며 "라술 대사는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인종차별적 정치인"이라고 비난했다.
미 국무부는 라술 대사에 대해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를 선언했으며, 이달 21일까지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통보했다. 자국으로 파견돼 온 외교관을 추방하는 건 국가 간 갈등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행위다. 라술 대사는 2010~2015년 한 차례 주미대사를 지냈으며, 남아공에선 주지사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튿날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남아공은 미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구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15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대사관 모습. 워싱턴=EPA 연합뉴스
루비오 장관이 문제 삼은 발언은 14일 남아공의 한 싱크탱크 토론회에서 나왔다. 라술 대사는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해외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며 JD 밴스 부통령과 머스크 CEO가 독일에서 극우 정당을 공개 지지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다만 남아공에 대한 미국의 불만은 이날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남아공 정부가 아파르트헤이트(인종 분리 정책) 잔재 청산을 위해 추진한 토지 수용 정책을 비난하며 남아공에 대한 미국 기금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했다. 현재 토지의 80%가량을 백인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 정책이 백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라는 것이 이유다. 남아공 출신인 머스크도 남아공의 백인들이 "인종차별적 소유권 법률의 희생자"라고 칭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달 남아공이 주최한 G20 회의 참석을 거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불법체류자와 난민을 몰아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면서도 남아공 출신 백인 농부들은 기꺼이 미국에 난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주미 남아공 전 대사 패트릭 가스파르드는 로이터에 "남아공과 미국의 관계는 이제 최저점"이라며 "파트너십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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