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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법원 유린… 尹·與가 부추기고 '극렬 지지자'들이 짓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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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새벽, 대한민국 법치가 짓밟혔다. 폭도로 돌변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일부가 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것이다. 2021년 1월 6일 미국에서 발생한 '의회 의사당 폭동' 사태를 연상케 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80명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민과 시위대 41명이 다쳐 이 중 1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시위대를 저지하던 경찰관 42명도 부상을 입었는데 이 가운데 7명은 전치 3주 이상 중상자로 파악됐다.
법원 정문과 창문 등을 깨부수고 침입한 시위대는 "판사X 나와!" "내란 법원이다"라고 외치며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다녔다. 법원 컴퓨터에 물을 붓는 등 각종 기물을 파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있었던 전날부터 이미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18일 오후 7시 30분쯤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부지법 청사를 나서던 차정현 부장검사 등 공수처 수사팀 11명이 탑승한 차량 2대가 공덕오거리 인근에서 시위대에 포위됐다. 시위대는 도로 한복판에서 수사팀 차량을 에워싼 채 "다 죽여버려"라고 원색적 욕설을 퍼부으며 공격했다. 공수처 차량은 유리창이 부서지고 타이어가 찢겼다. 경찰은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서부지법 앞에서 집단불법행위를 벌인 86명을 체포해 18개 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사실상 윤 대통령이 부추긴 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극단적 지지층에 '함께 끝까지 싸우자'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내놨다. 1차 체포영장이 발부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이들을 '애국시민'으로 호명하며 새해 메시지를 냈다.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15일 체포 직전에도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불법'이라는 단어를 다섯 번, '법이 무너졌다'는 표현을 두 번이나 쓰며 사법절차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도 윤 대통령 구치소 수감 후 편지 등을 공개하는 방법으로 극우 세력 결집에 골몰했다.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법부 결정에 불복하는 윤 대통령 주장에 동조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가 벌어진 뒤에도 법원 담을 넘은 지지자에게 "조사 후 곧 석방될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구속영장 발부 직후 대통령실은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리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구속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극우 인사들과 유튜버들을 향한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자유통일당을 이끄는 전광훈 목사는 이날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국 주일 연합' 예배를 열고 "국민저항권이 헌법보다 위에 있다" "국민저항권이 발동됐다"며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시위 현장에 나가 있는 시민들을 '아스팔트 전사'로 호명하며 행동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주 토요일 (집회에) 1,000만 명이 모여야 윤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극우 유튜버들은 이런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고 시청자들은 '애국활동비' '응원비' 등을 입금하며 화답했다. 대통령과 여당 국회의원, 극우 인사들이 지지자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테러에 가까운 폭동을 일으키라고 사실상 등을 떠민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서야 옥중 메시지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달라'고 당부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리적으로 본인이 빠져나갈 방법이 없으니 선제적으로 지지자들을 규합해 선동한 윤 대통령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법원 결정에 폭력으로 맞서는 건 법치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윤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치권과 집회 참여자들의) 현실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극단적 대중선동의 최대 폐해가 터진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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