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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 연락하겠다"는 트럼프, 한미 정책 조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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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연락을 취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취임 첫날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하고 주한미군과의 영상 통화에서 김 위원장 동향에 관심을 표했던 그가 이틀 만에 다시 정상회담 의지까지 분명히 한 셈이다. 북미 협상 시계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커지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도 요동치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 중 김 위원장을 “똑똑한 남자(smart guy)”라고 치켜세운 점이 주목된다. 집권 1기 북미 외교 성과에 대해서도 “나는 문제를 해결했고, 그와 잘 지냈다”고 자평했다. 정상회담 재개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외교 문제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를 서두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무기 지원을 막으면 러시아도 종전 협상에 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우리 외교팀은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까지도 정부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우선순위에 북한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과소 평가했다.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잇따라 표현하는데도 미 정책이 바뀐 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잖다.
한국과 미국 새 정부의 대북 접근법에 적잖은 간극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정책 조율을 통해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조태열 외교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통화가 이뤄진 건 다행이나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30여 년간 이어진 ‘북한 비핵화’의 원칙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동맹 간 밀도 있는 대화와 긴밀한 조율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동맹도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남한을 배제하는 ‘통미봉남’ 전략을 추진해온 김 위원장이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을 불허한다. 늦어도 북미 회담 전 국가 리더십을 재건하고 우리 입장을 통일해 미국과 담판에 나서는 게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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