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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외원조기구 USAID 국무부 산하로 축소… 인원도 대폭 감축

입력
2025.02.04 08:31
수정
2025.02.04 11: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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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처장 대행
머스크 "USAID는 범죄 단체" 주장

3일 미국 워싱턴 DC 미국국제개발처(USAID) 본부 건물 앞에서 USAID 건물 폐쇄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USAID를 살려야 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3일 미국 워싱턴 DC 미국국제개발처(USAID) 본부 건물 앞에서 USAID 건물 폐쇄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USAID를 살려야 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사실상 '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간판을 내리고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중앙아메리카를 순방 중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엘살바도르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USAID 처장 대행"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USAID에 대해 "독립적인 비정부 기관인 것처럼 행동한다"며 "많은 경우 USAID는 우리가 국가 전략에 따라 하려는 일에 상충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를 개혁하려고 노력한 지 20~30년이 지났다"며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다만 "USAID의 프로그램을 끝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USAID는 국무부 지시를 받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효율성을 위해 USAID 직원 규모를 대폭 줄이고, 대통령 국정 의제에 부합하는 지출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USAID를 국무부로 통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정부효율부 수장)에게 USAID의 효율성을 감독하라고 맡겼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앞서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USAID는 범죄 단체다. 이제는 죽을 때가 됐다"는 글을 올려 USAID 폐쇄를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한 주 동안 USAID 직원 약 100명이 직무 정지 조치를 당했다.

USAID는 미국의 해외 원조를 전담하는 독립 부처로,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재임 시절 인도적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매년 전 세계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며 빈곤 완화, 질병 치료, 기근 및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활동을 수행하고 민주주의 증진과 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 왔다. 연간 예산은 428억 달러(약 62조4,000억 원)에 달한다.

USAID가 국무부 산하 조직으로 대폭 축소되면 그간 수행했던 기능과 역할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모든 연방 보조금 집행을 일시 중단하면서 이미 해외 원조는 대부분 동결됐다. 태국 난민캠프 야전병원, 분쟁지역 지뢰 제거, 에이즈(HIV) 환자 치료용 의약품 제공 등 인도주의 구호 프로그램들도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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