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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을 내줬다면 안보를 챙겨라"... '관세맨' 트럼프 대처법

입력
2025.02.07 14: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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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익 '트럼프 패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세금이 낮다. 그렇지 않으면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보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세금이 낮다. 그렇지 않으면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보스=AP 뉴시스

'외국에 세금을 매김으로써, 그동안 미국이 빼앗기던 무역 이익을 충당한다.'

자칭 '관세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에 나서는 논리다. 먼저 지난 4일(현지시간)을 기해 중국을 향한 10% 추가 관세 부과 포문을 열었다. 미국 우선주의 앞에선 영원한 우방도 없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도 25%의 관세 폭탄을 던졌다가 일단 한 달 유예를 둔 상태다.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한국도 '패닉'에 빠져 있다. 이코노미스트 유신익이 최근 펴낸 책 '트럼프 패닉'은 '자국 우선주의 끝판왕'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 이후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트럼프의 전략은 너무나 뻔하다"

4일 멕시코 중부 틀락스칼라의 한 섬유 공장에서 직원이 작업하고 있다. 틀락스칼라=AP 뉴시스

4일 멕시코 중부 틀락스칼라의 한 섬유 공장에서 직원이 작업하고 있다. 틀락스칼라=AP 뉴시스

"트럼프의 수는 뻔하다." 즉흥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통념이지만 "알고 보면 추진하는 정책과 모든 발언에 상당히 '일관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고립주의 노선을 탄 '닉슨 독트린'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고 분석한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1971년 미국 경상수지 악화를 막기 위해 수입품 대부분에 관세 10%를 부과하고, 일방적으로 달러와 금을 교환하는 금태환제를 폐지했다.

또 하나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공격적인 발언과 달리 실제 정책으로까지 현실화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책은 짚는다. 저자는 "그의 말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말에 숨어 있는 의미를 이해하고, 다음 행보를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잘 활용한다면 트럼프 시대는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책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실속을 차리기 위해선 그의 '거래 중심적 동맹관'을 꿰뚫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무역 정책 관련 미국의 이익을 보장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한층 약화된 외교·안보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 한국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약속하는 대신 방위비 분담 부담을 증액하지 않는 식이다.

트럼프 패닉·유신익 지음·거인의 정원 발행·264쪽·2만4,000원트럼프 패닉·유신익 지음·거인의 정원 발행·264쪽·2만4,000원

트럼프 패닉·유신익 지음·거인의 정원 발행·264쪽·2만4,000원트럼프 패닉·유신익 지음·거인의 정원 발행·264쪽·2만4,000원


"중국의 대미 수출 공백기를 잡아라"

저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미국의 통상·안보 정책 변화로 인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로 멕시코, 중국, 캐나다를 꼽았고, 그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트럼프 2기에서는 더 높은 수준의 관세 부과가 확실시된다고 책은 전망한다. 특히 중국에 부여한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 박탈에 주목했다. PNTR 지위 철회가 이뤄질 경우 중국에 대한 제한 없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나아가 중국과의 통상 관계가 전 분야에서 차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만으로도 이미 공급망 내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다. 다만 책은 관세 정책의 국가별 시차로 생길 새로운 기회, 한국의 주요 산업인 반도체 산업이 가야 할 길,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바이오 산업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을 찾아 나선다. 관세부터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 금리, 반이민 정책, 제조업 리쇼어링 등을 중심으로 알기 쉽게 썼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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