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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비틀면 코피가 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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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 신발 끈을 묶는 아침. 바쁨과 경쟁으로 다급해지는 마음을 성인들과 선현들의 따뜻하고 심오한 깨달음으로 달래본다.
ⓒ게티이미지뱅크
"우유를 계속 내리누르면 요구르트가 나고, 코를 계속 내리누르면 피가 나듯, 화를 계속 내리누르면 다툼이 나지." (잠언 30:33. 새한글성경). 콩 심은 데 콩이 나듯, 사람은 뿌린 대로 거둔다. 인간이 경험한 삶의 오랜 이치다. 성경은 특정 종교의 경전이며 세상의 보편 정서와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잠언은 도리어 가깝다. 넓은 문 말고 좁은 길로 가야 하고, 뺨을 맞으면 더 때리라고 얼굴을 내주라는 독특한 윤리만 가르치지 않는다.
화를 계속 돋우면 분쟁은 반드시 일어난다. 코를 비틀면 코피가 나는 것처럼 자명하다. 잠언 30장은 이렇게 뜬금없이 마친다. 대신 주목해야 할 내용이 바로 직전에 있다. "발걸음이 멋있는 것 세 가지, 걸음걸이가 멋있는 것 네 가지가 있지. 사자는 짐승 가운데 가장 힘이 세어서, 그 무엇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지. 뻐기며 다니는 수탉, 또는 숫염소, 군대를 거느리는 임금이 그렇지."(29-31). 이 말의 방점도 마지막에 있다. 나라의 통치자는 멋있다. 최정상의 힘인 군대를 감히 거느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임금을 사자에 이어 수탉과 염소에 비교한 것은 냉소적인 조롱이 분명하다. 백성을 지키기 위해 물러서지 않는 사자 같은 임금도 있지만, 백성을 겁박하며 뻐기는 닭 같은 통치자도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은 왜 이야기가 당연한 이치를 말하며 마치는지 알게 해 준다. "네가 어리석어서 우쭐댔거나 악한 일을 도모하였거든, 너의 손으로 입을 막고 반성하여 보아라."(32). 통치자가 우매하게 힘을 과시하며 악한 일을 모의했다면, 핑계 대지 말고 잘못을 뉘우치라는 것이다. 우유를 내리누르면 요구르트가 나고 코를 내리누르면 코피가 나듯, 어리석은 지도자가 화를 돋워서 분쟁과 다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격언을 곧이어 31장에는 왕에게 전하는 어머니의 두 가지 충고가 따른다. 여자와 술에 관해서다. "여자들에게 너의 힘을 쓰지 말고, 임금들을 쓸어버리려고 너의 길을 가지 마라. 임금들에게는 맞지 않아, 포도주를 마시는 것은. 높은 사람들에게도 맞지 않아, 맥주를 마시는 것은. 마시다가 법령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하고, 온갖 불쌍한 사람들의 판결을 뒤바꾸지 않도록 해야 하거든. 네 입을 열어서 공의롭게 판가름하고, 불쌍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 주어라."(31.3-9 요약). 지도자가 권력과 여자, 술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성경이 전하는 보편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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