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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15일까지 인질 석방 안 하면 교전 재개”... 한 달도 안 돼 휴전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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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하원의장 옆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15일(현지시간) 정오까지 예정대로 이스라엘인 인질을 풀어주지 않으면 다시 가자지구를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19일 가까스로 발효된 1단계 휴전이 한 달 만에 깨지고 피의 교전이 재개될 위험이 커졌다. 가뜩이나 살얼음판 같던 중동 정세는 급격히 악화되며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점령 구상'을 밀어붙이면서 다음 단계 휴전 이행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보내각 회의를 마친 뒤 영상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15일 정오까지 인질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가자지구 휴전이 끝날 것"이라며 "이스라엘방위군(IDF)은 하마스가 완전히 패배할 때까지 격렬한 전투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인질 귀환 없이는 휴전 협정 이행이나 2단계 휴전 협상에 진전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하마스는 15일 인질 9명을 풀어줄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별도 통지 때까지 인질 석방 무기한 연기'를 돌연 통보했다. 이스라엘이 휴전 중에도 가자지구 피란민에게 총을 쏴 고향 귀환을 막고 구호품 전달을 방해하는 등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이스라엘은 즉각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어겼다"며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인근 IDF 남부사령부에 경계 태세 강화와 병력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5일 정오까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모든 (휴전) 협상은 무효가 되고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는 거친 언사로 하마스를 압박했다. 가자지구의 군사적 긴장감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11일 가자지구 자발리야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집에 머물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하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최후통첩에도 인질 석방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스라엘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당사자이며 모든 문제와 (인질 석방) 지연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언급할) 가치가 없으며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쪽 모두가 존중해야 하는 합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수감자들(이스라엘 인질)을 다시 데려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점령 구상'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 후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혀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전문가이자 정보 장교를 지낸 마이클 밀슈타인은 미국 뉴욕타임스에 "하마스는 내부적으로 네타냐후와 트럼프가 하마스를 가자지구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인질 석방 연기) 발표는 이런 요구를 계속하면 몇 번이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일종의 신호"라고 말했다.
2, 3단계 휴전 협상에서는 남아 있는 인질 59명 송환 및 영구적 휴전, 가자지구 재건 계획 등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시작됐어야 할 2단계 휴전 협상은 아직 첫발도 못 뗐다.
가자지구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하마스의 지지율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팔레스타인 정치 전문가 휴 로바트를 인용해 "하마스의 대중 지지도는 30%대 중반을 유지해 왔다"면서도 "최근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0%를 넘었던 데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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