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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직접 협상 美에 이스라엘 불만... "미국은 하마스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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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워싱턴 백악관의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테러 집단과는 직접 협상하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을 깨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직접 접촉하기 시작하자, 논의 과정에서 제외된 이스라엘이 연일 우려와 불만을 표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달래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해관계는 다르다"고 선을 긋는 등 실리를 얻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질 특사' 애덤 볼러가 하마스와 직접 협상에 나선 뒤 이들을 긍정적으로 묘사하자 이스라엘 극우 여당 정치인들 사이에서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극우 세력은 하마스를 무력으로 완전히 파괴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대체로 이런 입장에 공감하는 편이다.
이스라엘 집권 연정 내 대표적 극우 인사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그(볼러 특사)는 스스로 협상을 진행하려 하는데, 이는 완전한 실수"라고 비난했다. 전 국가안보국 수장이었던 아비 디크터 농업부 장관은 "하마스가 무기를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하마스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그들을 물리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의 '오른팔' 론 더머 전략장관이 볼러 특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미국이 이스라엘 동의 없이 하마스와 협상한 것을 비난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볼러 특사에 대해 "안이하고 혼란스러우며 위험할 정도로 순진하다"고 평가하면서 "하마스가 어떤 식으로든 휴전을 위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 알겠지만, 볼러 특사는 모르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아담 볼러 미국 인질 특사가 이달 6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미국 인질 및 부당 구금자 깃발 게양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지난주 하마스 인사와 직접 카타르 도하에서 회동한 볼러 특사는 9일 미국 CNN과 이스라엘 공영방송 등 여러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나쁘지 않은 제안을 내놨고, 몇 주 안에 새로운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며 "(하마스와의) 대화가 매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마스를 '거래 가능한 대상'으로 묘사한 것이다. 반면 33명의 인질 석방 대가로 약 2,0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한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미국에선 그런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미국은 이스라엘의 대리인이 아니며, 우리만의 특정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각을 세우기도 했다.
하마스와의 협상 과정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던 이스라엘 입장에선 다소 힘이 빠지는 상황이다. 당장 이스라엘 정권 유지 여부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의견 불일치는 하마스와 협상에 임하는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고, 이스라엘 주요 무기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곤란하게 하며, 협상에 반대해 온 우익 세력에 의존하던 연립정부도 위태롭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반발을 의식한 듯 볼러 특사는 한 발자국 물러섰다. 그는 엑스(X)에 "하마스는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한 테러 조직이며, 정의상 나쁜 사람들이다"라고 썼다. 자신의 발언이 잘못 해석됐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반발을 잠재우려는 듯 한 인터뷰에서 "하마스에게는 떠나는 것 외 합리적 대안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WSJ는 "미국은 하마스와의 직접 접촉을 통해 이들이 선의의 표시로 인질 석방을 진지하게 고려할지 시험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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