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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수장, '미중 경쟁' 말하던 중 "딥시크에 물어보라" 한 이유는

입력
2025.02.16 16:17
수정
2025.02.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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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주역 구절 인용하며 굳이 "딥시크 도움받으라"
시진핑, 중국 테크 기업 수장 소집...량원펑 참석 주목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청중 질문에 답하고 있다. 뮌헨=AP 연합뉴스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청중 질문에 답하고 있다. 뮌헨=AP 연합뉴스

중국 외교 사령탑 왕이 외교부장이 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뮌헨안보회의에서 "중국은 미국이 억압하면 끝까지 맞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미 외교 기조를 고사성어에 빗대 설명하면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를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왕 부장은 전날 열린 '중국 세션'에서 "중국은 미국과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양자 관계를 구축하고, 두 대국이 잘 지낼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이를 거부하고 중국을 억압하고 봉쇄하려 든다면 우리는 끝까지 맞설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 2라운드'에 돌입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미국에 경고성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 부과를 명령하자, 지난 4일 명령 발효 시점에 맞춰 중국 정부도 석탄, 갈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최대 15%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6일 베이징 하이뎬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 빌딩 1층에 설치된 안내판에 딥시크(DEEPSEEK)AI라고 적혀 있다. 베이징=조영빈 특파원

6일 베이징 하이뎬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 빌딩 1층에 설치된 안내판에 딥시크(DEEPSEEK)AI라고 적혀 있다. 베이징=조영빈 특파원

왕 부장은 '천행건 군자이자강불식(天行健 君子以自强不息)'이라는 주역(周易) 구절도 소개했다. '하늘의 운행이 굳세니 군자는 이것을 본받아 스스로 힘쓰며 쉬지 않는다'는 뜻으로, 미국의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발언이었다.

왕 부장은 청중을 향해 웃으며 "이런 중국의 속담은 번역이 쉽지 않다. 딥시크의 도움을 받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딥시크는 지난달 미국 AI 모델에 버금가는 딥시크 R1 모델을 공개해 전 세계 AI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기업이다. 미국을 바짝 뒤쫒은 중국의 첨단 기술력을 국제 외교 무대에서 과시하면서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시진핑 테크 기업 소집...량원펑 등장하나

최근 중국은 딥시크 열풍에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대표 테크(정보기술 산업) 기업 수장을 대거 불러모아 17일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과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은 물론, 딥시크 열풍의 주인공인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량원펑은 AI 모델 출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천재'로 불려 왔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다면, 시 주석과 함께 나란히 선 몇 안 되는 중국 기업 수장 중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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