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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北 비핵화" 한목소리… 관망하던 김정은의 다음 대응은

입력
2025.02.16 17:30
수정
2025.02.16 19: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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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향해 입으론 '핵보유국', 공식 채널에선 '비핵화'
양면작전으로 향후 북미 간 협상력 증대

조태열(왼쪽) 외교부 장관이 15일 뮌헨 코메르츠방크에서 마코 루비오(가운데) 미국 국무장,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대신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조태열(왼쪽) 외교부 장관이 15일 뮌헨 코메르츠방크에서 마코 루비오(가운데) 미국 국무장,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대신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미일 외교 수장이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만나 북한에 대한 비핵화 기조를 다시 확인하며 기존 협력 틀을 유지하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취임식 전후로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로 칭하며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이날 공식석상에선 '북한 비핵화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일종의 양면 협상 전략인데 이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 참석을 계기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진 데 이어 루비오 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장관과 3국 외교장관회를 열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공동의 목표임을 확인했다. 한미일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가상화폐 탈취 등 악성 사이버 활동, 늘어나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공동 대응 필요성도 언급하고 공동성명에도 이를 반영했다. 공식적인 대북 방향성에 대해선 바이든 정부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등은 북한 핵협상과 관련해 1기 때와 다소 달라진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임기 첫날인 지난달 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는 등 북한의 핵 능력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보다 앞서 지명자 신분이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1월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입’과 달리 정부 공식 채널을 통해선 꾸준히 북한 비핵화 원칙론을 제시했다. 브라이언 휴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북한 비핵화 관련 본보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와 마찬가지로 2기 때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은 이번 MSC에서도 한국, 일본과 함께 동일한 원칙을 강조했다.

이런 미국의 앙면작전은 향후 북미 간 핵 군축 협상을 위한 공간 확보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18년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 능력이 크게 향상된 점을 사실상 인정하더라도, 당시 공동성명에 담은 ‘한반도 비핵화’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이를 향후 협상의 기준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침착하게 대응 카드를 마련할 공산이 크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으로선 ①북러 협력 공고화 ②핵무기 증대로 (7년 전에 비해)자신감을 높인 상황”이라며 “강한 도발로 미국 및 동맹국들을 자극하기보다 상반기 중 나올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을 보고 차분히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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