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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시청 유도하는 '토끼 굴'
시청기록 정기 삭제 등 필요
유튜브, 자정 노력 이뤄져야
ⓒ게티이미지뱅크
유튜브에는 '토끼 굴(Rabbit Hole)'이 있다. 추천 알고리즘이 기존 시청 영상과 비슷한 콘텐츠를 계속 던져주다 보니 꼬리를 물고 반복 시청하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그래서 한번 접속하면 빠져나오질 못하고 시간이 훌쩍 흘러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 닐 모한이 밝혔듯이, 전체 시청 시간의 70%가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이뤄진다. 그렇다. 알고리즘이 핵심이다. 유튜브는 추천 시스템이 사용자의 선호를 우선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최대한 오래 플랫폼에 머물게 하는 게 알고리즘의 최우선 목표임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체류시간이 길수록 광고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열 살짜리 딸이 유튜브에서 댄스 영상을 찾아보다가 추천 영상 때문에 극단적 다이어트 콘텐츠에 계속 노출됐죠. 이후 아이는 먹는 것을 거부하면서 건강이 많이 망가졌답니다."
모질라 재단의 '유튜브 유감(Youtube Regrets)' 보고서의 사례 중 하나다. 이 보고서는 유튜브 알고리즘의 부정적 측면을 비판하며 피해 사례를 10개월간 수집해 내놓은 결과다. 91개국에서 3,360여 개의 '유감영상'들이 신고됐다. 어린이 애니메이션의 성적인 패러디물부터 부정선거와 같은 음모론, 인종차별 영상 등으로 다양했다.
1월 초 뉴욕타임스는 '공포와 음모론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방식'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은 알고리즘 중독이 초래한 세계 최초의 내란'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 매체는 진작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 제기를 심층적으로 다뤄왔다. 2018년 브라질 대선을 취재한 '유튜브가 어떻게 브라질을 과격하게 만들었나' 기사가 대표적이다. 인지도가 낮았던 극우 성향 후보가 유튜브에서 여성 혐오와 인종차별, 음모론 등 자극적 내용을 계속 올린 게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현상을 짚었다. 기타 연주 영상을 찾던 한 청년이 추천 영상을 보다 그의 지지자가 된 뒷받침 사례가 곁들여져 있다.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 상업적 이해관계에 포획돼 우리의 일상을 해치고 사회적 양극화와 갈등을 야기한다면, 이를 묵과해선 안 된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던진 사회적 숙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
먼저 이용자 스스로 '알고리즘의 노예'가 안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청 기록을 삭제해 추천의 영향력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방법도 있다. 검색이나 구독의 방식으로 관심 주제를 찾아 시청하는 능동적 습관도 필요하다.
정책 입안자는 유튜브에 정보 공개와 추천 알고리즘 조사 및 검증이 가능하게끔 법·제도적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제정하면서 공격적으로 플랫폼의 알고리즘 투명성과 사용자 보호를 법제화한 바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유튜브 스스로의 변화다. 알고리즘의 작동방식을 담은 투명성 리포트의 정기적 공개 및 연구자의 추천시스템 감사 도입 등 자율규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23년 10대 청소년 대상의 반복적 추천 제한 등 일부 알고리즘 수정이 있긴 했지만 사회적 요구에는 한참 못 미친다.
유튜브는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이용자수는 27억 명을 웃돈다. 2024년 광고 매출은 52조 원에 달한다. 한국에선 카카오톡을 제친 모바일 사용량 1위 플랫폼이다. 영향력에 걸맞은 운영 책무를 다하라는 사회적 촉구가 들리는가. 유튜브는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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