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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미·중 AI 데탕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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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충격, 위기에 몰린 미국
미·중 모두 불안한 AI 패권경쟁
'기술병목 지점' 전략 재고해야
생성형 AI인 딥시크와 챗GPT. 한국일보 자료사진
1월 말, 중국의 딥시크가 거대언어모델 공개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바로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출범과 함께 발표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효과를 반감시키는 기제로 여겨지면서, 미국의 인공지능(AI) 전략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핵심에는 딥시크의 압도적 가격 경쟁력이 있다.
미국은 고비용 산업을 외부로 돌리고, 디지털 전환의 내적 주도권은 놓지 않는 신산업 선점 전략을 펼쳐 왔다. '혁신 초입 선점→혁신 연쇄고리 창출 플랫폼 선점→플랫폼 파생 서비스 가치 점유' 방식이었다. 그렇지만 AI에 의한 산업 전환은 이 전략에 불확실성을 드리운다. 위협적 상대를 만났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기술 생태계를 자립하고, 공산당 주도의 전략 산업 집중 투자 효과를 미국이 과소평가하면서 어긋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빅펀드를 앞세워 글로벌 수준의 생태계를 만들어 왔고, 딥시크는 그 결과 중 하나일 뿐이다.
미국이 딥시크 쇼크로 안게 된 고민은 AI 분야에서는 지금까지의 혁신 전략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런 쇼크가 더 자주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조 바이든 정부부터 본격화된 핵심 기술 안보 전략에 따라, 트럼프 2기에서도 AI를 국가안보기술로 지정하고 보호하려 할 경우, AI가 산업전환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시점이 늦어지고, 다시 산업 파급효과를 제한하게 된다. 미국이 안보적 이유로 AI에서 벽을 높이려 할수록 중국에 유리해진다. 다른 산업 분야에서는 중국발 오픈 생태계가 저비용과 신속한 접근성을 앞세워 세계시장에 더 빠르게 침투하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의도대로 흘러간다는 보장은 없다. 혁신은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는 정치적 토양, 무제한적인 자본 흐름, 투명한 보상 구조가 보장돼야 지속될 수 있다. 공산당 주도의 투자와 혁신 생태계가 갖는 한계는 명확하다. 그렇지만 중국도 미국과의 AI쟁투를 피하기 어렵고, 무리를 해서라도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파급효과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혁신이 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입장에서도 우려는 있다. 광풍처럼 몰아치는 미중 AI경쟁에서 중국이 인공지능을 다른 제조업 분야와 융합한 가치를 선점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가치 창출의 선수를 빼앗긴 미국 내에서는 AI위기론으로 자본 이탈이 가속될 수 있다. 아직 주도권이 있을 때, 미국은 대중 제재와 데탕트 사이에서 모든 수단을 고려할 것이다.
현 트럼프 정부에서는 아직 전략 방향을 예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내각의 매파 성향을 고려할 때, 대중 견제책 강화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경우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혁신 동력을 중국이 전 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고, 이는 다시 산업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의 견제 강화가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미중의 AI 데탕트가 이뤄진다면, 버블은 아예 안 올지도 모르고 글로벌 시장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AI 성과 확산이 가속될 수 있다. 그러나 데탕트는 냉전 시절 미소 핵확산금지조약 같은 협정이 미중 사이에도 이뤄지지 않으면 현실화되기 어렵다.
제2, 제3의 딥시크 쇼크는 오픈 생태계가 있는 한 계속될 것이고, 현실 세계로 AI가 이식되며 나오는 충격은 더 커질 것이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은 지금까지의 외교 논리와 기정학 정책, 기술 병목지점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고려해야 한다. 딥임팩트로서 딥시크의 충격은 이제 겨우 시작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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