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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스 세계로 확산" 세계 최초 로봇 포털 만든 김민교 빅웨이브로보틱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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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로봇 가운데 어떤 로봇을 선택해야 할까. 요즘 로봇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2020년 김민교(45) 대표가 설립한 신생기업(스타트업)이 빅웨이브로보틱스다.
이 업체는 다양한 로봇을 한군데에서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봇업체들이 하나의 로봇만 공급하는 데 비해 로봇 백화점처럼 다양한 로봇을 제공하고 구독형 로봇 서비스(RaaS, 라스)로 원격 관리까지 해준다. 이처럼 여러 로봇을 제공하는 라스업체는 국내 유일하다. 서울 삼성동 빅웨이브로보틱스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라스 산업에 대해 들어 봤다.
김민교 빅웨이브로보틱스 대표가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마로솔'을 통해 제공하는 다양한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마로솔'은 김 대표가 만든 세계 최초의 인터넷 로봇 백화점이자 로봇 포털이다. 박시몬 기자
김 대표는 세계 최초로 다양한 로봇을 비교 검색할 수 있는 포털 형태의 인터넷 서비스 '마로솔'을 개발했다. 이곳에 공장, 창고, 매장, 병원, 호텔 등 여러 환경에서 기업이 로봇을 이용하는 모습을 담은 약 700편의 영상을 공개해 로봇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를 위해 자체 영상팀에서 로봇 활용 영상을 직접 만든다.
대부분 로봇업체가 그 회사에서 만든 하나의 로봇을 다루는 데 비해 여러 업체의 다양한 로봇을 다뤄 한군데에서 편하게 로봇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마로솔의 경쟁력이다. "다양한 로봇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 목적과 현장에 맞는 로봇을 추천해요. 고객은 영상으로 각종 로봇의 특징과 활용법을 본 뒤 견적 문의 버튼을 누르면 돼요. 일일이 발품 팔지 않고 인터넷으로 로봇을 간단하게 도입할 수 있죠."
비용은 다달이 이용료를 내고 로봇을 빌려 쓰는 라스 방식을 통해 대당 2,000만~1억 원에 이르는 비싼 로봇 도입 가격을 최저 월 100만 원대로 대폭 낮췄다. "한번에 이용료를 내는 구축형, 일정 기간 다달이 돈을 내는 리스와 렌털, 작업량이나 이동거리 등 사용량에 맞춰 돈을 내는 종량제 등 과금 방식이 다양해요. 경우에 따라 월 100만 원에 로봇을 이용할 수 있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식당 등에서도 많이 도입해요."
빅웨이브로보틱스의 라스 서비스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에서 활동하는 청소로봇들. 빅웨이브로보틱스 제공
여기에 그치지 않고 원격으로 관제와 관리까지 해준다. 인터넷으로 로봇 소프트웨어를 갱신해 로봇을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원격으로 로봇의 이상 유무를 감지해 해결하며 기업이 도입한 로봇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바꿔주기도 한다. "단순히 월 이용료만 받고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원격 관제까지 가능해야 진정한 라스죠. 로봇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현장에 맞게 로봇 소프트웨어를 바꿔줘야 해요. 그런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방치된 로봇이 많아요. 반면 마로솔에서 로봇을 도입하면 소프트웨어 제공뿐 아니라 고객사가 로봇의 작동 버튼조차 누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업무 자동화까지 해줘요."
이를 위해 인공지능(AI)이 결합된 관제 소프트웨어 '솔링크'를 개발했다. 솔링크는 기업이 현장에서 활용하는 로봇과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다. 이를 통해 로봇을 도입한 기업은 현장에서 직접 로봇을 제어하고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원격으로 로봇 소프트웨어 갱신과 점검 등을 한다. "AI가 작업 환경에 맞는 로봇 활용 방법을 만들어 줘요. 또 AI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로봇이 멈추기 전에 고장 확률을 알려주죠."
솔링크에 연동된 로봇은 17종이다. LG전자, KT, 현대로보틱스, 베어로보틱스, 뉴빌리티, 소프트뱅크 등 국내외 업체에서 제공하는 물류, 안내, 청소, 배달 로봇 등 어지간한 로봇은 대부분 연결돼 있다. "공장에서 쓰는 산업용 로봇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봇 종류가 연결돼 있어요. 로봇은 모두 직접 구입해 현장 검증과 사전 시험을 거쳐 기업에 제공하죠."
마로솔과 솔링크는 하나로 연결돼 빅웨이브로보틱스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마로솔로 로봇을 제공하고 솔링크로 로봇을 관리하며 얻은 데이터로 다시 마로솔과 솔링크의 서비스를 개선해요."
이런 장점 덕분에 마로솔에서 로봇을 구입한 고객사가 700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400곳의 로봇이 솔링크에 연동돼 관리를 받는다. "인천국제공항, 한림대 성심병원, 미래에셋, 대웅제약, 한국타이어 등 기업을 비롯해 여러 시청과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마로솔과 솔링크를 통해 로봇을 도입했죠."
매출은 2023년 68억 원에서 지난해 140억 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300억 원이다. "국내에 경쟁사가 없다 보니 매출이 부쩍 늘었어요. 올해 흑자 전환을 예상해요."
투자는 지금까지 113억 원을 받았다. KB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신한벤처투자, 위벤처스, 에이스톤벤처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투자했다.
김민교 빅웨이브로보틱스 대표는 올해를 한국의 구독형 로봇 서비스를 세계에 퍼뜨릴 수 있는 'K라스'의 원년으로 보고 해외 사업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박시몬 기자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첫 직장인 두산그룹에서 14년간 근무했다. 두산로보틱스 시절 중국에서 3년간 일하며 로봇 시장의 가능성을 본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로봇 시장의 문제점은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에요. 로봇 시장이 커지려면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해서 이를 소프트웨어로 해결하기 위해 창업했죠. 특정 로봇만 다루면 시장을 키울 수 없어 다양한 로봇을 취급하기로 했어요."
김 대표는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노동인구가 줄고 있어 로봇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본다. "과거에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일할 사람이 부족해 로봇이 필요해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로봇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죠. AI가 로봇에 결합되면서 명령대로만 움직이는 로봇이 생각하는 로봇으로 진화하면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될 겁니다."
앞으로 그는 해외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솔링크 소프트웨어를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로 미국, 일본에 제공할 예정이에요. 해외에는 이런 기술이 없어서 도입을 원하는 곳들이 있어요. 한국의 라스를 세계에 확산하는 'K라스'의 원년으로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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