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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美와 광물 협력 준비"... 우크라 종전 협상, '트럼프 뜻' 미러 거래로만

입력
2025.02.25 21:00
수정
2025.02.25 23: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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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광물 더 많다" 푸틴, 우크라 견제
'우크라 광물 개발' 논의에 EU도 뛰어들어
우크라 내 유럽평화유지군 논의도 구체화
트럼프 "푸틴도 수용할 것"... 협상 급물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자국 공영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보오가료보=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자국 공영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보오가료보=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희토류를 비롯한 광물 관련 협력을 미국과 진행할 준비가 됐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2022년 2월부터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전후 안전 보장'을 요구하며 그 대가로 광물 이권을 넘겨주는 협정을 체결하려 하자, '러시아 광물 카드'를 꺼내 들어 견제에 나선 것이다. 특히 미국과의 협상 대상으로 '러시아의 새 영토(우크라이나 점령지) 내 광물'을 언급하며 미·우크라이나 광물 협정의 '키'를 러시아가 쥐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미러 양자 구도'로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그대로다. 또 '우크라이나 안보는 유럽이 책임져야 한다'는 트럼프의 입맛에 맞춘 듯, 프랑스와 영국도 전후 '유럽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종전을 위한 대화는 여전히 '트럼프의 뜻'대로 흘러가고 있고, 트럼프는 푸틴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고 있다.

미·우크라 광물 협정 임박... 푸틴 "美와 광물 협력"

24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침공을 가리키는 러시아 용어) 3주년 기념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최대 희토류 매장지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보다 더 많은 자원을 갖고 있다. 미국 파트너들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매장된 알루미늄의 개발 가치가 150억 달러(약 21조4,815억 원)에 이른다며 "미국 기업을 개발에 초대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제안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반대' 등을 언급하며 러시아 편향성을 보여 온 트럼프 행정부가 광물 협정을 매개로 우크라이나와 밀착할 것을 우려한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타결은 임박한 분위기다. 트럼프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협정 서명을 위해 이번 주 혹은 다음 주에 미국에 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에서도 "협상 마지막 단계"라는 발언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광물 협정 초안에 담겨 있던 '우크라이나가 자원 수익 중 5,000억 달러(약 716조 원)를 미국에 넘긴다' 등과 같은 약탈적 문구가 최신 버전에서 사라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푸틴은 "우리는 러시아가 되찾은 '새로운 영토'에 미국 등 외국의 파트너를 유치할 준비가 됐다. 그곳엔 특정 광물이 매장돼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점령지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논할 사안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한 발언이자, 광물 제공 대가로 '미국의 안전 보장' 약속을 이끌어내려는 우크라이나의 분투는 무용하다고 치부한 셈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광물 매장량에 의문을 제기하며 "실제로 얼마나 많은 자원이 있는지, 개발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회담하며 손을 잡은 채 웃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회담하며 손을 잡은 채 웃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도 광물 논의에 '참전'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는 유럽이 필요로 하는 30개의 중요 자원 중 21개를 공급할 수 있다.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파트너십은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관련 협정을 우크라이나에 제안했는데,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럽군 우크라 주둔' 마크롱에... 트럼프 "푸틴도 응할 것"

'유럽 평화유지군의 전후 우크라이나 주둔' 구상에도 미국과 유럽은 주파수를 맞춰 가는 중이다. 영국과 함께 이를 적극 추진하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하며 "우리는 평화가 존중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럽 평화유지군은 분쟁 지역이 아닌 비분쟁 지역에서 도시, 항구, 에너지 시설 등 주요 인프라를 보호하고, 러시아의 재침공을 억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트럼프는 "나는 그(푸틴)에게 (평화유지군) 질문을 구체적으로 했는데, 그는 이 사안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는 이것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까지 러시아가 유럽군의 우크라이나 주둔에 공개적으로 거부감을 보여 왔다.

평화유지군 배치는 미러 간 종전 협상 참여를 위한 유럽의 명분이기도 하다. 다만 유럽의 협상 참여 조건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를, 미국은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를 각각 언급한 터라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10여 개 국가 정상들은 2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아 연대를 표명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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