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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바둑 두며 IT와 가까워지는 노인들…우리은행의 행복 공간들

입력
2025.03.04 04:30
수정
2025.03.10 16: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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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임직원의 온기 담은 공간 곳곳에
'어르신 IT행복배움터' 수도권 11곳서 운영
소아암 환아 위한 쉼터, 연간 400명 이용
20년간 약 79억 원 모아 이웃 사랑 실천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지난해 12월 성남 수정중앙노인종합복지관에 마련된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에서 한 이용자가 로봇과 바둑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지난해 12월 성남 수정중앙노인종합복지관에 마련된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에서 한 이용자가 로봇과 바둑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요 녀석이 꼼수도 둬. 이기려고 한 수를 무르려고 드네. 거 참."

여든이 넘은 어르신이 바둑알을 손에 쥔 채 황당해 웃는다. 바둑판 맞은편에 있는 '요 녀석'의 정체는 로봇이다. 지난해 12월 경기 성남 수정중앙노인종합복지관에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가 개소하며 설치된 바둑 로봇은 어르신들 사이 '인기템'이다. 상대가 없어 혼자 바둑알을 만지작거리지 않아도 되고, 작동 방법도 큰 어려움이 없어서다. 복지관의 강수미 팀장은 "'내가 기계랑 바둑을 두는 날이 오다니 참 신기하다'면서 다들 재밌어 하신다"며 "디지털, 로봇, IT(정보기술)에 대한 장벽을 허무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진완(가운데) 우리은행장이 1월 20일 송파시니어클럽에 개소한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를 방문해 디지털 기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정진완(가운데) 우리은행장이 1월 20일 송파시니어클럽에 개소한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를 방문해 디지털 기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어르신 위한 IT 행복배움터, 3년 만에 11곳 조성

우리은행 임직원의 온기를 품은 공간이 전국 곳곳에 퍼지고 있다. 노년층 디지털 소외현상 해소를 위해 기획한 'IT 행복배움터'는 그 대표 사례다. 2022년 서울 은평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수도권 지역 총 11곳에 문을 열었다. 복지관은 물론 노인 일자리 교육을 전담하는 시니어클럽에도 후원을 통해 배움터를 꾸렸다. 우리은행은 사용법 교육을 위해 태블릿PC와 키오스크는 물론, 근골격 질환이나 눈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헬스케어 기기 등 각 기관에 맞는 물품을 지원하고, 이용자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인 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반응은 꽤 긍정적이다. 운영한 지 약 2개월이 된 수정중앙노인종합복지관에는 매일 100명 넘는 이용자들이 배움터를 찾는다. '디지털'이라고 하면 괜히 어렵게 느껴지는 심리적 문턱을 낮추기 위해, 건물에 진입하면 자연스레 들를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배움터를 구성한 전략이 통했다. '어려울 줄 알았는데'라는 반응이 자주 들린다. 강수미 팀장은 "팬데믹 시기를 겪고 비대면 활동이 많아지면 노인 건강이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약화한다는 걸 절감했다"면서 노인 복지 사업에서 디지털 교육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진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한두 번 배워서는 익힐 수 없다"며 "수시로 만져보고 접근할 수 있는 이런 공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후원을 통해 서울 모처에 소아암 환아와 가족을 위한 쉼터 공간 '나음 우리'를 마련했다.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지난해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후원을 통해 서울 모처에 소아암 환아와 가족을 위한 쉼터 공간 '나음 우리'를 마련했다. 우리은행 제공


소아암 환아 가족에 쉼터 제공… "오아시스 만난 기분"

지난해엔 소아암 환아 가족을 위한 공간도 조성했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을 통해 서울 모처에 마련한 '나음 우리'는 서울에서 치료받기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지방 거주 환아를 위한 쉼터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복지사업부의 이별님 팀장은 "항암 치료를 위해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 환아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일반 숙박시설은 비용 부담도 크고, 무엇보다 면역력이 약해져 감염 위험을 우려하는 환아의 부모 입장에서는 신경 쓸 부분이 너무 많다.

그에 비해 쉼터는 방역, 위생 관리에 철저하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연간 400명이 넘는 환아와 가족이 이용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급히 진료를 받아야 했던 한 소아암 환아의 보호자는 연휴에 숙박 시설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다 '나음 우리'를 만났다. 이별님 팀장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면 이런 기분일 것'이라는 피드백을 들었다"고 했다.

이 공간은 임직원들의 성금 '우리사랑기금'으로 마련했다. 2003년 지금까지 총 79억여 원을 사회복지시설 후원, 지역아동센터 장학사업 등에 사용한 이 기금에 현재 약 4,800여 명이 매월 참여한다. 특히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과는 2021년부터 '소아암 어린이 지원사업'을 하면서 현재까지 총 530명의 소아암 환아에게 치료비, 학습비 등을 후원했다. 앞으로 최대 6개월의 임차료를 지원하는 치료주거비 지원, 건강한 삶으로 복귀를 돕는 사업 등도 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는 투표를 통해 신규 선정된 '위기가정 지원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 직원과 그 가족이 지난해 함께 만든 'WOORI 가족 봉사단'이 서울 마포구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한 물품 키트를 함께 포장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 직원과 그 가족이 지난해 함께 만든 'WOORI 가족 봉사단'이 서울 마포구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한 물품 키트를 함께 포장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함께하는 우리, 더 커지는 마음' 슬로건 아래 임직원 함께

이 밖에도 '함께하는 우리, 더 커지는 마음'이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은행 임직원이 동참하는 사회공헌 활동은 다양하다. 작년에 임직원 및 그 가족 100여 명이 참여해 발족한 'WOORI 가족 봉사단'은 △소아암 환아와 위기가정을 위한 지원물품 키트 포장 △발달장애인 고용 사업장 굿윌스토어 일손돕기 등을 진행했다. 2021년부터 걷기 기부 이벤트 '온(溫)-워킹 캠페인'도 매년 시행한다. 지난해에는 전국의 임직원이 각 8억 걸음가량씩을 모아 전국 소외계층에 3억6,000여만 원을 전달했다.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지원도 활발하다. 아이들과미래재단(이사장 이훈규)과 손잡고 저소득 청소년의 재능 개발을 지원하는 '우리 꿈.꾸.당(堂)'은 올해로 2기째를 맞았다. 지난 1월 20일 발대식을 가진 2기에는 음악, 미술, 체육, IT, 학업 등 특정 분야에 재능 있는 중·고등학생 50명이 선발됐다. 이들에게는 △맞춤형 전문가 멘토링 △재능 개발비 500만 원 △가족 돌봄을 위한 생계비 100만 원 등을 지원한다. 또 1995년 시작된 우리은행 미술대회를 작년부터 메세나 행사로 발전시켜 '우리 아트콘'이란 이름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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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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