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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왜 알리바바 마윈과 만나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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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정책, 대중국 압박 강화
中, 맞관세-투자확대 ‘강·온’ 병행
韓, 충격 완화할 ‘협상 전략’ 시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민영기업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업 대표들과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은 현재 민영 경제 발전이 직면한 약간의 어려움과 도전은 개혁 발전과 산업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것이라며 이는 극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트럼프 2기의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EPU)는 작년 8월 이후 급상승, 최근에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최고조 시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기존 주요 대외정책을 뒤엎고 있고,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 방식으로 관세를 대외 협상 내지 위협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의 혼란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의 부과 대상이나 수준, 시행 시기를 각국의 미국 정책 수용도나 대응 방식 등에 따라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듯해 사전 대응이 쉽지 않다.
지난 2월 초부터 멕시코·캐나다·중국·EU 등 주요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 또는 철강·알루미늄·구리·자동차·의약품 등 소위 미국의 주요 안보 관련 품목에 25%(또는 10% 추가) 관세 부과와 시행 유예를 번복하고 있고, 4월부터는 전면적인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각국은 자국에 미칠 충격과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의 양 축인 미·중 간의 3차 무역전쟁은 향후 글로벌 경제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여 그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과의 경제적 분리(decoupling) 기조하에 중국에 대한 견제와 압박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여 양국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10%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는 여타 국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면서도 대화와 경고의 메시지를 동시에 표출하며 향후 협상에 대비하는 정제된 대응을 하고 있다.
먼저, 원유‧농기계 등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15% 부과하는 한편, 엔비디아 등 미국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와 텅스텐 등 5개 광물의 대미 수출을 통제하는 비관세 조치도 동시에 시행했다. 맞관세는 실효성이 낮은 형식적 수준으로 부과하여 상호 충돌을 피하되, 미국경제에 대한 영향력 과시 차원에서 중국 매출 비중(약 20%)이 높은 엔비디아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는 제재한 것이다. 최근 중국경제가 트럼프 1기에 비해 취약해 ‘강 대 강’ 충돌보다 협상의 필요성이 더 큰 상황인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비해 경제의 대미 의존도 축소와 내수 확대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2018년 19.3%에서 2024년 14.7%로 낮추고, 아세안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교역은 확대해 수출시장 다변화와 미국 압박에 대한 국제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내수 활성화를 위해 3조 위안 규모의 소비 촉진 정책을 추진하고, AI에 향후 6년간 10조 위안을 투자하는 등 첨단·녹색산업 투자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초대형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투자의 2배 수준으로, 첨단 기술력 제고에도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시진핑이 알리바바의 마윈 등 이례적으로 테크 기업인과 면담을 하는 것도 이 같은 의지와 절박감을 잘 보여준다.
미·중 간 대립과 갈등은 불가피해 보이며 긴장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은 직접 충돌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이나 양국 갈등은 교역·투자는 물론 자원개발 분야까지 점차 확대되고, 상호 제재와 압박도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딥시크발 충격에서 보듯이 반도체, AI를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도 더욱 격화될 소지가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전방위적인 글로벌 관세전쟁과 우리의 양대 교역국인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복합적인 대외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거래의 예술'을 보여줄 종합적인 협상 및 대응 전략이 시급하다.
이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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