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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푸틴의 빅딜, 한국의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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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 희생 강요하는 트럼프
조선협력 등 전략가치 높이고
러시아 대화 창구도 마련해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공식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2026년 월드컵 성공 기원 축구공을 선물하고 있다. 헬싱키=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만이 아니라 러시아도 압박하며 유리한 협상조건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지난 7일 SNS를 통해 "휴전 및 평화에 대한 최종적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은행 제재와 관세 등 전면적 제재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협상을 진행하는 것도 러시아가 종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사우디와 협력해 석유가격을 내리려는 포석일 수 있다.
2020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사우디 간의 국제유가 갈등을 중재해 석유 감산을 이끌어낸 적이 있다. 그는 지난달 다보스포럼에서 유가하락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석유 가격이 내려가면 세계 2위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 경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미국은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듯하면서도, 동시에 그들의 약점을 활용해 더 유리한 협상결과를 도출하려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빅딜을 통해 산적한 국제 현안을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러 협상이 진전되면 미국의 중국 견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달 17일 미국의 키스 켈로그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는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의 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고, 다음 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러시아와 지정학적·경제적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런 노력을 통해 중러 밀착을 저지할 수 있다면,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유사시 경제제재와 군사력 전개를 통해 대만 문제에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미러 협력은 이란과 북한을 다루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월 4일 이란 핵문제에 대한 미국과 이란 간 소통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인터뷰에서 이란 지도자에게 핵협상을 진행하기를 바란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나아가,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북러 군사협력을 약화시키고,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한국은 트럼프식 국제정치 해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트럼프 정부는 오랜 동맹국인 서유럽 국가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이념이나 국제제도보다는 자국의 안보와 단기적, 전략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유연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를 주요한 협력 파트너로 고려하는 모습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미관계 역시 이념적 가치나 국제규범만으로는 관리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 자체의 전략적 능력과 가치를 올려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을 필수적인 파트너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조선 능력은 이미 미국에 필요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역시 안보와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유연한 외교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북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한국은 러시아와 대화 창구를 확대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이후, 러시아는 경제 재건을 위해 한국의 협력을 더욱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이를 기회로 한국과 러시아 간의 협력을 복원·확대한다면, 북러 군사협력을 축소시키거나 남북한 긴장을 완화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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