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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정치만 꼴찌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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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에 도달한 1987년 체제
'제2 도약'과 몰락의 갈림길
한국 민주주의, 재설계 필요
삼일절인 1일 서울 경복궁 광화문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 사회는 축하와 자부심보다 분열과 갈등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3·1절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집회는 현 시국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민주화 이후 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는 과거의 제도적 틀 안에서 정치적 진영 논리에 갇혀 있다. 이제는 국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쇄신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설계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민주화 이후 급격한 발전을 이뤘지만, 정치구조는 1987년 체제에 머물러 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선거제도는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협력보다 대결의 정치를 유발하고 있다. 그 결과, 국가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보다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이 뒤집히고, 진영 갈등이 격화되어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문화가 격화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 정치가 보여주는 극단적 부족주의(tribalism) 현상은 국가 시스템 개조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만든다. 이 상황을 해결하려면 대대적으로 민주주의의 틀, 특히 정치의 틀을 개조해야 한다.
87년 체제의 헌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여야 한다. 대통령과 국회 권한을 보다 명확히 조정하여 권력 균형을 이루는 개헌이 시급하다. 다수결 모형의 대결 구도를 넘어 합의형 정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바로잡아 청년이나 여성 등의 대표성을 보장하고,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극단적 양당 정치에서 벗어나 합의형 민주주의를 구축할 수 있다. 특정 지역과 감정에 기반한 정당구조에서 벗어나 정책 중심 정당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정당은 여야를 막론하고 구시대적 타성에 젖어 있다. 급변하는 세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는 행태로 국민적 신뢰를 상실했다. 여야 논쟁은 '철학 없는 말꼬리 잡기 싸움'으로 이어지며, 날이 갈수록 진영 논리에 빠지고 그 문화에 젖어 든다. 한국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지만, 정치만 최하 수준이다. 시민사회 논란을 정치권이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내야 하는데 여당은 야당을 외면하고, 야당은 숫자만 앞세워 민생은 뒷전에 두고 당리당략에만 몰두한다. 오히려 원내의 갈등을 장외로 확산하는 악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우리 정치를 바꾸어야 한다. 한국은 제2의 도약이냐 추락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극단적 대립과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된다면, 국가적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국가 시스템 개혁을 추진한다면,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지금 이 위기를 기회로 승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80년 전 우리는 독립을 쟁취하였고, 그 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냈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국가 개혁을 통해 대한민국을 재설계해야 할 때다. 국가 시스템 개혁은 단순한 제도 개편이 아니라, 국민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새로운 사회적 계약이다. 국민들이 서로를 미워하는 정서적 양극화의 대립 구도에 동원되는 현재의 교착을 극복할 미래 설계를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이 국가 시스템 개혁을 통하여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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