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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복귀 의대생 더는 못 봐준다는 교육부···"수업 거부 종용, 수사의뢰"

입력
2025.03.04 18: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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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수업 불참 시 학칙대로 처리"
신입생에 휴학 강요 등 5건 수사의뢰

개강 첫날인 4일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대구=뉴시스

개강 첫날인 4일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대구=뉴시스

의대 증원 등에 반대하며 떠난 의대생들이 새 학기가 돼도 돌아오지 않자 교육부가 "학칙대로 처리하겠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김홍순 교육부 의대교육지원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작년처럼 학사 유연화를 승인하는 일은 절대 없다. (수업 거부 시) 학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해 1, 2학기에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하자 조건부 허용해 준 바 있다. 의대 증원 반대를 명분 삼아 동맹휴학하는 건 원칙적으로 안 되지만 2025학년도 1학기 복귀를 전제로 받아주겠다는 취지였다. 의대생들이 집단 유급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약속한 새 학기가 시작됐는데도 돌아오지 않자 일각에서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고 버티면 교육당국이 또 휴학을 묵인해주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퍼졌다. 이에 교육부가 이날 '절대 불가' 원칙을 밝힌 것이다.

교육부는 작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차이는 교육 여건이다. 김 국장은 "(작년에 휴학 승인 당시에는) 올해 1학기까지 학생들이 돌아오면 의대생들을 교육할 수 있다고 판단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학기에도 돌아오지 않으면 (같은 학년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이 점점 쌓여) 교육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특히 신입생인 25학번이 수업을 거부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봤다. 이들은 의대 증원 사실을 알고 대학 입시에 응했기에 동맹 휴학할 명분이 더 떨어진다. 또 전국 40개 의대 중 학칙상 1학년 1학기에 휴학할 수 있는 곳은 2곳(서울대·건양대)뿐이다.

25학번이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 건 선배들의 압력 탓일 가능성이 크다. 의대의 특수한 폐쇄성 탓에 신입생들은 선배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시험 족보'(기출 문제)를 선배로부터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공의 기간까지 10년가량을 함께 지내야 한다.

김 국장은 "(교육부가 운영 중인) 의대 학생 보호·신고센터로 신입생 학부모들의 전화가 어마어마하게 온다"면서 "학교에 가고 싶은데 (선배들의 만류 등으로) 못 간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실제 교육부에 접수된 민원 내용을 보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현장이나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수업 거부를 종용하거나 △휴학 사실을 실명으로 인증하도록 하는 등의 행위가 다수 있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이후 휴학 강요 등 불법 행위 5건을 수사의뢰했다.

김 국장은 '2025학년도 의대교육 내실화 방안' 발표가 지연되는 데 대해서는 "교육 주체는 대학이고 교육부는 그것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일단 24학번과 25학번을 같이 교육할지, 분리 교육 할지 각 대학이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부가 지원 방안을 발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복귀할 휴학생 규모 등과도 연관돼 있는 만큼, 대학들과 발표 시점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24·25학번의 동시 병원실습에 대한 대책에 대해선 "전국 국립대학에 임상실습센터가 건립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차질 없이 실습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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