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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백기투항' 했는데… 미국, 우크라 정보 협력도 중단

입력
2025.03.05 23:13
수정
2025.03.06 00: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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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보도 이어 미 CIA 국장도 확인
"트럼프, 젤렌스키 휴전 의지 의심"
우크라, 러 목표물 추적 역량 급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군사 정보 협력을 중단했다. 최근 대(對)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전면 차단한 데 이어 러시아군 동향을 알려주던 정보 자산 제공까지 끊은 것이다.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구상을 밀어붙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압박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처지는 더 위태로워졌다.

"'군사 지원 중단' 연장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당국자 3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와 정보를 공유하던 채널을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동맹국들에 미국이 생산한 정보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는 것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도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 계열 매체 인터뷰에서 "(미국의 지원 중단이) 군사 영역과 정보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결정은 지난 3일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중단 지시'의 연장선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 젤렌스키와의 정상회담을 파행으로 끝낸 뒤 3일 무기 전달을 중단했고, 결국 이날 정보 제공까지 틀어쥐었다는 얘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키이우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이다. 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키이우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이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군 '눈과 귀' 잃었다"

우크라이나는 치명상을 입게 됐다. 그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지휘 센터나 주요 장교 등 동적 표적을 파악하는 데 미국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군 무인 항공기는 전선 뒤 짧은 반경만을 감시할 수 있다"며 "미국의 정보는 우크라이나가 제공 받던 가장 중요한 지원 중 하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요구에 '백기투항'한 가운데 나온 점은 특히 충격적이다. 무기 지원 중단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 트럼프 휴전 구상과 맞물려 있는 '광물 협정'과 관련 "어떤 식으로든 서명하겠다"고 밝혔는데, 양국 협력이 되레 악화된 것이다. 이날 랫플리크 국장은 "트럼프가 젤렌스키의 평화 프로세스 (참여) 의지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미국·우크라이나 관계 불확실성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보 공유 중단은 일시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 설명이지만, 언제 군사 협력이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FT는 "이미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 정부에 새로운 충격이 또 가해졌다"고 우려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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