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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가동 시간 줄인다" 했지만...방법 두고 골머리 앓는 LCC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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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들이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활주로에 서 있는 모습. 뉴시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가동 시간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참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빠듯한 비행 일정이 여객기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고 정부에서도 "가동 시간을 줄여보라"는 주문을 했기 때문이다. LCC들은 해당 지적과 정부 주문에 공감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감축안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들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LCC 항공안전 특별점검 회의(1월)'와 '항공안전 강화 결의대회(2월)'에서 여객기 가동 시간 감축 목표를 구체적 숫자로 제시했다. 제주항공은 기존 운항 일정 대비 9% 감축 중이라 추가 목표를 내지 않았고 나머지는 감축 목표를 국토부에 보냈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LCC들이 가동 시간 감축에 나선 건 2024년 12월 제주항공 참사의 영향이 컸다. 사고 여객기가 충돌 하루 전 4개 도시를 오갔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LCC들의 여객기 가동 일정이 너무 빠듯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여객기 한 대가 한 달에 가동한 평균 시간을 봤더니 제주항공 418시간, 티웨이항공 386시간, 진에어 371시간, 에어부산 340시간 순이었다.
국토부는 가동 시간과 참사 간의 인과 관계가 명확하진 않지만 관련 지적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동 시간이 길다는 지적에 LCC들도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며 "앞으로 LCC들 스스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24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여행객들이 탑승수속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LCC 업계는 그러나 운항 시간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의무 정비 시간을 늘리는 것. 여객기가 공항에 도착한 뒤 승객이 내리고 세척, 주유, 정비를 진행하고 다시 승객을 태우는 데 쓰는 시간을 '턴어라운드 타임(Turnaround Time)'이라고 한다. 국토부 고시에는 기종별로 정해진 의무 정비 시간이 있는데 이를 늘리면 턴어라운드 타임이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가동 시간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런데 국토부는 현행 의무 정비 시간은 유지하기로 했다. 기종별 의무 시간을 새로 정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LCC들이 의무 정비 시간은 잘 지키고 있어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고시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고 의무 정비 시간을 꼭 채운 뒤 승객을 태우라 했다"고 했다.
결국 남은 건 '운항편'을 줄이는 것뿐이다. 진에어는 최근 매일 여객기를 띄우던 노선 중 일부는 평일 하루를 운항하지 않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1대당 가동 시간을 13시간대에서 12시간대로 줄이고 비수기 노선 운항편을 줄였다.
LCC 업계에서는 그러면서도 얼마나 오랫동안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두고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LCC의 비즈니스 모델이 한정된 수의 여객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해 승객에게 싼 티켓을 제공하는데 운항편 수를 줄이면 이 모델 자체가 흔들린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비용 대비 수익이 떨어지는 운항편을 줄이겠지만 싼 가격이라는 소비자 편의에 영향을 주는 정도로 감축하긴 어렵다"며 "정부와 LCC 업계 사이의 소통이 충분히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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