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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침체 공포에 美증시 '블랙먼데이'…진화 나선 백악관 "2분기 이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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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경제가 침체(recession)에 빠질 수 있다는 ‘R의 공포’가 뉴욕 증시를 덮치며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가 재연됐다. 특히 ‘매그니피센트 7’으로 묶이는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7개 대형 기술주의 시가총액이 하루 새 1,000조 원 넘게 증발했다. 투자자 매도세에 불을 붙인 것은 ‘경기가 가라앉아도 관세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집이었다. 백악관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10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2.0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70%, 나스닥지수가 4.00% 각각 내렸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의 낙폭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충격이 최고조였던 2022년 9월 13일(-5.16%)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날 추락은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무려 15.43% 폭락했다. 2020년 9월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5.07% 빠졌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각각 4.49%, 4.42% 하락했다. 그 결과 감소한 매그니피센트 7의 시총은 모두 7,740억 달러(약 1,129조 원)에 달했다.
최근 2년간 강세장을 주도했던 이들 대형 기술주의 부진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 투자사 에버코어ISI의 애널리스트 마크 마하니는 미 워싱턴포스트에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의 욕구와 투기적인 나스닥 주식에서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 등) 같은 주식으로 갈아타려는 안정 지향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염려를 부추긴 것은 관세 정책 강행 의지가 드러난 트럼프 발언이었다. 그는 전날 공개된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장기 정책 목표(관세를 활용한 무역 불균형 해소)를 달성하려면 단기적인 경기 침체는 감내해야 한다는 식으로 해석될 만한 언급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월가 대형 은행들의 경제 전망도 갈수록 더 비관적이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30%에서 40%로 상향했다. 핵심 배경은 “극단적인 미국 행정부의 정책”(브루스 카스만 수석이코노미스트)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7%로 대폭 하향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이날 공개한 2월 소비자 기대 조사(SCE) 결과를 보면 향후 1년간 가계 재정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 가구 비중(27.4%)이 2023년 11월(28.7%)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낙관론 설파는 백악관 몫이었다.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미국 경제매체 CNBC 인터뷰에서 “1분기 데이터(경제 관련 수치) 일부가 삐걱거렸지만 2분기에는 모두가 감세의 현실을 목도하며 (경기가) 이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공동취재단에 “주식 시장의 감각과 우리가 업계 리더들로부터 실질적으로 파악하는 바 사이에는 강한 차이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칠 영향 측면에서 후자의 의미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관세의 대(對)미국 투자 유도 효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산업계 리더들은 대통령 공약인 관세와 규제 완화, 미국산 에너지 해방에 대해 새 일자리 수천 개를 창출할 수조 달러(수천조 원)의 투자 약속으로 반응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LG전자,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포함된 대미 투자 확대 사례도 별도 자료로 내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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