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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우크라 '사우디 딜' 나올까… 유럽도 숨 가쁜 '종전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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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중 설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단 논의를 위해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지난달 28일)이 거친 설전 끝 파행된 이후 11일 만에 양국이 다시 마주 앉은 것이다.
회담 핵심 의제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요구해온 '광물 협정' 및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부분 휴전'이 꼽힌다. 우크라이나가 종전을 압박하는 미국과 담판을 짓는 사이, 유럽도 분주하게 종전 외교를 진행 중이다. '미국이 소극적인 전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을 유럽이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미국 국무부가 사전 공개한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사우디 회동 시각은 현지시간으로 11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6시)다. 미국 대표단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등으로,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 안드리 시비하 외무부 장관,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부 장관 등으로 구성됐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에서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쟁을 종식시키는 방법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우리는 미국의 파트너들과 효과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협상 내용은 우크라이나에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 희토류 등 전략 자원 및 인프라 운용 수익 절반을 미국·우크라이나가 공동 소유한 기금에 투입한다'는 내용의 광물 협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가로서 전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방안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안전 보장 방안은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결렬의 주요 원인이기도 했던 터라, 우크라이나가 계속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도 양보하라고 우크라이나에 밀어붙일 기세다. 루비오 장관은 제다행 비행기에서 "우크라이나가 '어려운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강력한 인식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신 우크라이나는 해상·공중에서의 부분적 휴전을 제안했다. 이는 미국이 정보 공유를 비롯한 군사적 지원을 중단한 상황에서 러시아 공격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평화를 강조함으로써 미국에 군사적 지원 재개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을 우크라이나가 증명할 때까지 군사적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부분적·일시적 휴전이 종전 로드맵으로 향하는 기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왕궁에서 회담하고 있다. 제다=AFP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 제다에서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전쟁 포로 석방 및 러시아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 아동 송환 등을 논의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협상 일정에 맞춰 유럽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는 11일 파리에서 30개국 이상의 군 관계자가 참석하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안보군 창설' 회의를 소집했다. 해당 군대는 휴전 발효 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AP통신은 "해당 회의에는 미국을 제외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대부분이 참여하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도 원격으로 참여한다"고 전했다.
영국은 이달 15일 '의지의 연합' 2차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해당 연합은 전후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관여할 의사가 있는 국가들의 '느슨한 연합체'로, 현재 20개국 정도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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