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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탄 사용' 공지하고 실탄 쏴... 군 "애초 실탄 사격, 입력 실수" 해명

입력
2025.03.12 17:43
수정
2025.03.1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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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공문에 '공군 연습탄 14발 사격' 명시

지난 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공군 전투기 2대가 포탄 8발을 발사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주민 제공

지난 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공군 전투기 2대가 포탄 8발을 발사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주민 제공

'전투기 오폭' 사고가 벌어진 경기 포천시 주민들에게 군이 사전에 공지한 안내문에는 ‘연습탄’을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약이 제거된 연습탄이라 공지해 놓고, 실제 훈련에서는 실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군은 “입력 실수”라고 해명했다.

1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포천시는 지난달 27일 시 홈페이지에 ‘2025년 3월 5군단 사격계획 안내’와 함께 훈련 일정 및 사격종류 등이 담긴 첨부파일을 공지했다. 오폭 피해 지역 인근 승진과학화훈련장을 관리하는 육군 5군단이 작성한 안내문에는 사고 당일인 6일 전차탄·기관포탄·박격포·포병·대공포 외에 "공군(더비탄 연습용) 14발, 육군항공 24발"을 훈련에 사용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더비탄은 실물 폭탄에 화약만 제거한 훈련용이다.

승진과학화훈련장을 관리하는 5군단 측이 지난달 27일 포천시에 공지한 사격일정 내용. 시청 홈페이지 캡처

승진과학화훈련장을 관리하는 5군단 측이 지난달 27일 포천시에 공지한 사격일정 내용. 시청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시와 주민들에게 전달된 내용과 달리 사고 당일 공군 전투기는 ‘더비탄 연습용’이 아닌 실제 폭탄(MK-82·공대지 포탄) 8발을 민가에 발사했다. 주민 이광휘씨는 “승진사격장이 실사격장이기 때문에 공군이나 미군 모두 실제 폭탄을 사용하지 연습탄을 사용한 전례가 없다”며 “왜 연습탄이라고 표기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5군단 관계자는 “연합훈련이어서 실제 폭탄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받았는데 각 부대의 일정 등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실무자가 입력을 잘못한 것 같다”며 “재발방지와 함께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오폭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29명(12일 기준)으로 집계돼 전날보다 5명이 늘어났다. 이 중 중상자는 2명, 경상자는 27명이다. 피해 민가는 164동(전파 2동·소파 162동), 177가구로 집계됐으며, 차량 피해도 12대로 늘었다. 이재민은 12가구 24명이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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