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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行 열흘 만에 모습 드러낸 MBK… “회생절차, 사전 준비 없었다”

입력
2025.03.14 13:30
수정
2025.03.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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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홈플러스 경영진..."부도 막기 위해선 회생뿐"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광일 부회장이 "기업회생절차를 사전에 준비한 바 없다"고 했다. 홈플러스 부도를 막기 위해 기업회생신청이 불가피했다는 해명을 반복하면서도 MBK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용등급 하락이 확정된 이후에 의사결정을 해 (회생을) 신청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신용평가사가 자사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하자 영업일 기준으로 이틀 뒤인 이달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사전 준비설이 제기됐었다. 보통 기업회생절차 준비에만 한 달 이상 걸린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도 지난달 25일 825억 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는 지적도 해명했다. 이성진 홈플러스 재무관리본부장은 "신평사로부터 25일 오후 4시경 1차 예비통보를 받고 26일 바로 재심의를 요청했다"며 "유동화 증권 발행은 실질적으로 (모든 절차가) 24일 끝나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MBK는 그러나 유동화증권을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해 변제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회생 절차 내에서 전액 원금이 변제될 수 있도록 할 것"(김 부회장)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김 부회장은 이른바 '먹튀' 논란과 관련해 "채권자가 우선되는 회생 절차에서는 주주가 가장 큰 희생을 당한다"며 "MBK는 홈플러스에 3조1,000억 원을 투자했다. MBK 유불리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MBK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1조 원 안팎의 운용 보수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3조2,000억 원 중 블라인드 펀드(3호 펀드)로 들어간 부분은 5,000억 원 남짓"이라며 "나머지는 공동 투자라 관리 보수가 없고, 최근 몇 년간 3호 펀드에서도 보수를 받은 게 없다"고 해명했다.

MBK파트너스 김 회장의 사재 출연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부회장은 "주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 자리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에서 10년간 받은 건 0원"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이해관계인의 권리 조정과 변제 방법, 채무자에게 필요한 조치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방침이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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